채용상담 아닌 사전면접?…'질문 필터링'까지 하는 취준생

입력 2017-09-08 09:14   수정 2017-09-08 14:55


"아… 괜히 물어본 것 같다. 조금 더 찾아볼걸." 지난 5~7일 열린 연세대 취업박람회를 찾은 취업준비생 윤모 씨(24)는 상담부스에서 나와 작은 탄식을 내뱉었다. 그를 상담한 기업 인사담당자가 "경력을 보니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보다 다른 직무가 더 적합할 것 같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준비되지 않은 지원자'라는 인상을 준 게 못내 마음에 걸렸다. 해당 회사 입사지원시 혹여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윤 씨는 노심초사했다.

채용 정보를 얻는 취업박람회에서 마음껏 질문조차 하지 못하는 취준생들의 모습이다. 채용상담이라기보다는 사전면접에 가깝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았다. 대학생들이 기업 담당자를 의식하는 이유는 또 있다. 좋은 인상을 남기면 별도 표시를 해둬 정식 입사 절차에서도 우대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박람회 부스마다 비치된 상담카드는 대개 상담자의 이름과 생년월일, 연락처, 출신학교, 전공 등을 기재하도록 돼 있다. '블라인드 채용' 추세와 달리 어학성적, 특기사항 등 구체적 스펙을 요구하는 곳도 적지 않다.

취준생이 상담을 하려면 먼저 이 카드를 작성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구직자들을 상담하기 위한 방편. 그러나 개인 정보를 기입해야 하는 탓에 취준생들은 행동 하나 하나에 신중을 기했다.

질문조차 '필터링'을 거친다. "궁금한 내용을 물어보기보다는 기업 담당자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로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가져오는 건 기본"이라고 여기는 취준생도 있었다.

상담카드는 해당 기업 부스 한 편에 따로 모아두는 경우가 많다. 상담 결과가 채용에 우대 혜택을 주는지는 기업마다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정장 차림으로 여러 부스를 찾는 지원자도 있었다. 박람회장을 찾은 한 취준생은 "최대한 많이 눈도장을 찍어놓으려 한다. 상담카드 작성 기록이 있는 것 자체가 '노력하는 구직자'란 인상을 줘 채용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인식이 취준생들 사이에서 팽배해 지방대생들이 상경해 취업박람회를 찾는 경우도 적지 않다.

서강대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이지혜 씨(22)는 이번에 처음 구직활동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다들 준비를 많이한 것 같다. 어떤 직무가 적합한지 상담받고 싶은데 본인 파악도 안된 '무성의한 구직자'로 볼까봐 걱정된다"고 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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